밤마다 도착하는 책방 편지 · 테스트작가 · 목차
프롤로그
셔터 아래 우편함에서 또 마른 종이 소리가 났다.
자정을 넘긴 시각, 해인은 불 꺼진 서점 계산대에 앉아 있었다. 폐업한 지 석 달. 책장은 절반이 비었고, 남은 책들은 끈에 묶여 바닥에 쌓여 있었다. 아버지가 남긴 열쇠를 반납하기 전에 정리만 하러 왔는데, 어느새 이 주일째 밤마다 이곳에 앉아 있었다.
봉투는 오늘도 하얬다. 수신인 칸에는 '책방 주인께'라고만 적혀 있었다. 보낸 사람의 이름은 없다. 해인은 우편함 앞에 쪼그려 앉아 봉투를 열었다.
'사장님, 오늘은 창가 쪽 세 번째 칸이 유난히 비어 보였습니다. 제가 늘 앉던 의자는 아직 있더군요. 이상하게 그게 위로가 되었습니다.'
만년필로 쓴 글씨는 가늘고 단정했다. 지금까지 받은 편지가 열세 통. 하나같이 비 냄새 같은 쓸쓸함이 배어 있었다. 한 번도 책값을 깎지 않던 사람, 계산대 옆에 한참 서 있다 가던 사람. 아버지의 단골일 것이다.
마지막 단락에서 해인의 손이 멈췄다.
'혹시 따님이 이 편지를 읽고 계신다면, 내일 저녁 일곱 시에 서점 앞으로 한 사람이 올 겁니다. 회색 우산을 든 남자입니다. 그에게 『겨울 우체국』 두 번째 판본을 건네 주세요. 아버님이 따로 빼 두신 책입니다.'
"…나를 안다고?"
해인은 소리 내어 중얼거렸다. 아버지에게 딸이 있다는 걸 아는 손님은 많지 않았다. 그녀는 계산대 서랍을 열었다. 바닥에 갈색 포장지로 싼 책 한 권이 놓여 있었다. 겉에는 아버지의 글씨로 '찾으러 올 사람 있음'이라고 적혀 있었다.
다음 날 저녁 일곱 시, 셔터 앞에 선 해인의 귀에 빗소리가 들렸다. 그리고 골목 끝에서 회색 우산 하나가 천천히 다가왔다.
AI와 함께 쓴 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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